[여성복지론] 여성주의의 흐름에 따른 급진주의와 사회주의 비교#10

여성주의의 흐름에 따른 급진주의와 사회주의 비교

📋 목차

• 1. 서론
• 2. 이론적 배경
• 3. 현황 및 문제점 분석
• 4. 사회복지사의 역할 및 개입방안
• 5. 결론 및 제언
• 참고문헌

1. 서론

현대 사회에서 성별 불평등 문제는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쟁점으로 남아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성주의 이론의 발전은 여성복지 정책과 실천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1960년대 이후 등장한 급진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여성 억압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 여성복지 분야에 중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가부장제를 여성 억압의 핵심 원인으로 보며 남성의 지배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의 계급 모순과 성별 억압의 결합된 구조에 주목하며, 경제적 착취와 성적 억압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이러한 이론적 차이는 여성복지 정책의 방향성과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의 접근 방식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연구는 급진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이론적 특성을 비교 분석하고, 한국의 여성복지 현황에서 나타나는 두 이론의 영향을 살펴보며, 사회복지사가 여성 클라이언트와의 실천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관점과 개입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여성주의 이론이 현대 여성복지 실천에 미치는 실질적 함의를 도출하고, 성평등 사회 구현을 위한 사회복지의 역할을 모색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2. 이론적 배경

2.1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핵심 이론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케이트 밀렛(Kate Millett), 슐라미스 파이어스톤(Shulamith Firestone) 등에 의해 발전된 이론으로, 가부장제를 여성 억압의 근본 원인으로 파악한다. 이 이론은 남성의 여성에 대한 지배가 모든 사회 제도와 문화 전반에 체계적으로 스며들어 있으며, 이러한 성적 정치(sexual politics)가 여성의 삶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고 본다.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핵심 개념인 가부장제는 단순히 개별적 남성의 여성에 대한 우위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지배 체계를 의미한다. 이들은 여성의 재생산 능력과 섹슈얼리티가 남성에 의해 통제되는 것을 가부장제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보았으며, 가족 제도, 결혼, 모성 이데올로기 등이 이러한 통제를 정당화하는 사회적 장치라고 분석했다. 특히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낙태권, 피임권, 성폭력 반대 등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계급, 인종, 성적 지향 등 다른 사회적 불평등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생물학적 차이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성별 이분법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으며, 남성과의 완전한 분리를 주장하는 극단적 입장은 현실적 해결책으로서의 한계를 보인다.

2.2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핵심 이론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1970년대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을 결합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하여, 하이디 하트만(Heidi Hartmann), 줄리엣 미첼(Juliet Mitchell) 등에 의해 발전되었다. 이 이론은 여성 억압을 단순히 가부장제의 산물로만 보지 않고, 자본주의 경제 체제와 가부장제가 결합된 이중 체계(dual system)의 결과로 파악한다.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여성이 생산 영역에서는 저임금 노동자로, 재생산 영역에서는 무급 가사노동자로 이중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자본가 계급은 여성의 무급 가사노동을 통해 남성 노동력의 재생산 비용을 절약하고, 동시에 여성을 예비 노동력으로 활용하여 남성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는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가사노동의 사회화가 여성해방의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또한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교차성(intersectionality) 개념을 통해 성별, 계급, 인종 등 다중적 정체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억압 구조를 분석하려 시도한다. 이는 급진주의 페미니즘에 비해 다양한 여성 집단의 서로 다른 경험을 포괄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는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 이론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가부장제의 독자적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수 있으며, 복잡한 이론 구조로 인해 실천적 방향성이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한계를 보인다.

구분	급진주의 페미니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억압의 근본 원인	가부장제	자본주의 + 가부장제 이중 체계
핵심 분석 영역	섹슈얼리티, 재생산권	생산관계, 계급 구조
해결 방안	가부장제의 근본적 변혁	경제적 독립, 가사노동 사회화
실천 전략	의식 변화, 문화 혁명	제도적 개선, 정책적 접근

3. 현황 및 문제점 분석

3.1 한국 여성복지 정책의 현황

한국의 여성복지 정책은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을 시작으로 본격화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가정폭력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등 여성 대상 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이 확충되었다. 2018년 미투 운동 이후에는 성희롱·성폭력 대응 체계가 강화되고, 2019년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을 통해 성평등 정책의 제도적 기반이 확대되었다.

통계청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3.1%로 OECD 평균 64.2%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8.8%로 경력단절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성별 임금 격차는 31.2%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는 급진주의 페미니즘이 지적하는 구조적 성차별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이 강조하는 경제적 불평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 대상 폭력 분야에서는 2022년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라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전년 대비 8.9% 증가한 28만 5천여 건을 기록했으며, 데이트 폭력 신고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급진주의 페미니즘이 강조하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통제와 지배 구조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3.2 정책 접근 방식의 한계와 문제점

현재 한국의 여성복지 정책은 주로 사회주의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경제적 참여 확대와 일-가정 양립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육아휴직제도, 보육서비스 확충,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의 정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여성을 여전히 주된 양육 책임자로 전제하며, 성별 분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한계를 보인다.

급진주의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중요한 성인식 변화와 문화적 변혁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성교육, 성평등 교육의 체계성 부족, 미디어와 광고 등에서의 성 상품화 문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용인하는 사회 문화적 배경에 대한 종합적 대응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두 이론 모두에서 강조하는 여성의 주체성과 자기결정권 존중 측면에서, 현행 정책들이 여성을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성매매, 가정폭력 등의 영역에서 여성의 다양한 선택과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당사자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4. 사회복지사의 역할 및 개입방안

4.1 급진주의 페미니즘 관점에서의 개입 방안

급진주의 페미니즘 관점에서 사회복지사는 여성 클라이언트와의 실천 과정에서 가부장적 구조에 대한 비판적 의식화를 지원해야 한다. 이는 개별 상담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문제를 개인적 결함이나 부족함으로 귀인하지 않고,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이해하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가정폭력 피해 여성과의 상담에서 피해자다움을 강요하거나 가해자와의 관계 회복을 성급하게 권유하기보다는, 여성의 안전과 자기결정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개입이 필요하다.

집단 프로그램에서는 여성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공통된 억압 구조를 인식할 수 있는 의식 제고(consciousness raising)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센터에서 운영하는 자조 모임이나, 한부모 여성을 위한 임파워먼트 프로그램 등이 이러한 접근의 예시가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사는 여성들이 피해자 정체성에서 벗어나 생존자로서의 주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학교, 직장, 지역사회에서의 성교육과 성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여성에 대한 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기여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사는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이분법적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성별을 초월한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4.2 사회주의 페미니즘 관점에서의 개입 방안

사회주의 페미니즘 관점에서 사회복지사는 여성 클라이언트의 경제적 독립과 사회적 권익 향상을 위한 구체적 자원 연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지원, 직업훈련 프로그램 연계, 창업 지원 등을 통해 여성이 경제적 주체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저소득층 여성, 이주여성, 장애여성 등 다중적 차별에 놓인 여성들의 복합적 욕구를 파악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가족 단위 개입에서는 성별 분업 구조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접근이 중요하다. 부부상담이나 가족치료 과정에서 가사노동과 양육 책임의 공평한 분담을 논의하고, 남성 배우자의 참여를 적극 독려해야 한다. 아버지 대상 양육 교육 프로그램이나 맞벌이 부부를 위한 관계 개선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전통적 성역할 인식의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

정책 차원에서는 사회복지사가 여성복지 정책의 개발과 개선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현장에서 발견되는 정책의 사각지대나 미흡한 점을 정책 당국에 제안하고, 여성 당사자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보육서비스의 질 개선, 돌봄서비스의 사회화 확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권익 보호 등을 위한 정책 개발에 전문적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4.3 통합적 접근과 윤리적 고려사항

실제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급진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관점을 배타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클라이언트의 상황과 욕구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경우 초기에는 안전 확보와 의식화 과정(급진주의적 접근)이 우선되지만, 이후 독립적 생활 기반 마련을 위해서는 경제적 자립 지원(사회주의적 접근)이 중요해진다.

사회복지사는 여성주의적 실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딜레마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클라이언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되, 그 선택이 장기적으로 더 큰 억압 구조를 강화할 수 있는 경우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여성주의적 가치와 사회복지의 기본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 사회정의, 개인의 가치와 존중 사이의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

특히 다문화 가족, 성소수자, 고령 여성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성들과의 실천에서는 획일적인 여성주의적 접근보다는 문화적 민감성과 개별성을 고려한 맞춤형 개입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사는 지속적인 교육과 슈퍼비전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편견을 점검하고, 클라이언트 중심의 실천 역량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5.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를 통해 급진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여성 억압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제시하지만, 모두 여성의 주체성 회복과 성평등 사회 실현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추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가부장제에 대한 구조적 분석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계급과 성별이 교차하는 복합적 억압에 대한 통찰은 현재 한국의 여성복지 정책과 실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 사회의 여성복지 현황 분석 결과, 경제적 참여 확대에 중점을 둔 정책적 접근은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성별 임금 격차와 경력단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또한 여성 대상 폭력 문제의 지속적 발생은 가부장적 문화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는 사회주의 페미니즘적 접근과 급진주의 페미니즘적 접근이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사회복지사는 여성 클라이언트와의 실천 과정에서 개인의 문제를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의식화와 임파워먼트를 통해 주체성 회복을 지원하는 동시에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권익 향상을 위한 구체적 개입을 병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클라이언트의 다양성과 개별성을 존중하며, 획일적 접근보다는 상황에 맞는 유연한 실천이 요구된다.

향후 여성복지 발전을 위해서는 첫째, 정책 차원에서 경제적 지원과 문화적 변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사회복지 교육과정에서 여성주의 이론과 실천에 대한 체계적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 여성 당사자의 정책 결정 과정 참여를 확대하고, 다양한 여성 집단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급진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이론적 발전과 실천적 적용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한국적 맥락에서의 여성주의 사회복지 실천 모델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모든 여성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사회복지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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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성가족부. (2023). 2022년 여성폭력 통계연감. 세종: 여성가족부.
4. 이미경. (2023). 급진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비교 연구: 한국 여성운동에의 적용을 중심으로. 여성학논집, 40(1), 45-72.
5. 통계청. (2023). 2023년 경제활동인구조사. 대전: 통계청.